[인터뷰] 주섬주섬마을이 점거한 폐교 : '우실동물숲'
2023.05.04
매거진

신안의 고유문화 우실, 1600년대 선조들이 해풍으로부터 마을을 지켜 내기 위해 나무를 심어 해안 방풍림을 만들었다. 심은 나무들은 시간이 지나 숲이 되어 마을을 바람으로부터 지켰다. 21세기에 해풍처럼 마을을 위협하는 존재는 이제 인구 소멸이다. 주섬주섬마을에서는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받아 폐교를 점거하여 마을을 지킬 현대판 ‘우실동물숲’을 탄생시켰다.


[멸종된 앵무새를 기념하는 이름 : 스픽스]

주섬주섬마을을 운영하는 청년기업 ‘스픽스’는 2016년도부터 부안에서 활동을 하며 네트워킹 강연회, 할로윈 페스티벌, 지역 상품 활성화 마켓 사업 등 다양한 문화 활성화 사업들을 했었다. 그러던 중, 멸종위기 동물에 마음을 갖고 회사 이름을 결정했던 것처럼, 스픽스는 소멸 위기 지역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런 지역에서 비타민 같은 존재가 아닌 아스피린 같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싶었고 결국 신안 안좌도 끝 쪽 섬마을에서 스타트를 끊게 되었다고 말한다. 정착한 스픽스는 도로 제한 속도 60km의 느린 도시, 신안이 슬로우 라이프에 최적화된 지역인 만큼, 자연스레 자연 생태 환경들을 접목시킨 자연 그리고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자연 생태 관광 콘텐츠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관광 콘텐츠나 생업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인구 소멸 지역의 유휴 공간들을 활용하여 지역의 소멸 위기를 완화하고 관광 요소와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아이디어였다. 

이러한 꿈을 이뤄 나가기 위해 버려진 관사, 창고, 마당을 고치는 것부터 시작했다. 방치된 건물을 머물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와 홈 오피스로 조성하고, 쉼을 얻는 루프탑 공간과 소통의 장 미술관 및 캠핑장을 만들어 지역 주민과의 소통에도 집중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폐교 하나.

주섬주섬마을은 지역 섬 마을의 버려진 팔금분교의 폐교에 실험을 벌였다. 개별 공간과 공용 공간이 동시에 필요했던 주섬주섬마을 청년들에게 최적의 장소였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간절했던 이들이기에 이러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사회의 현실적인 프레임만을 추구하다가는 비현실적인 동화 같은 상상은 머릿속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래서 주섬주섬마을 청년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물도 없는 폐교에 밀림처럼 자라버린 수풀을 먼저 베고, 청년 예술가들과 직접 공간을 스케치하고 도면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공간을 하나하나 깨끗이 정리해 나갔다. 배설물이 가득찬 변기를 비우고, 곰팡이가 가득 핀 천장과 벽을 긁어내며, 무너진천장텍스들을 철거하고, 여기저기 날카로운 철골 구조물들을 썰어내 청년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나갔다. 깨끗한 벽이나 보기 좋은 공간들은 어디든 있지만주섬주섬마을 청년들은 버려진 학교를 단순히 깨끗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그들만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특별한 이야기가 깃들어 공간마다 감성이녹아들고, 이야기가 가득 찬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레 꾸며 나갔다. 섬에서 볼 수 있는 소재, 그 곳에서 만들어낸 청년들의 창작품들, 청년들과교감하는 동물들과 그들이 살기 편한 공간들로 만들어 버려진 학교를 새로운 가치를 더해 또 다른 하나의 풍성한 숲으로 만들었다. 


 


청년마을 사업을 통해 무단 점거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려 폐교 점거에 성공했고 ‘비현실적인 동화 같은 상상’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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